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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놉시스
- 장르: 미스터리/스릴러/가족/드라마
- 감독: 아니쉬 샤간티
- 주연: 존 조, 데브라 메싱 외
- 개봉: 2018년 8월 29일
- 상영시간: 101분
단란했던 세 가족의 한 때, 그러나 엄마의 투병과 사망으로 남은 아빠와 딸은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일상대화조차 쉽지 않고 미묘한 오해가 쌓이며 가족관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딸이 상처받을까 엄마의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는 아빠와, 그런 아빠에게 서운함을 느끼며 점점 멀어지는 사춘기 딸, 사랑하는 마음만으로는 쉽게 치유되지 않는 관계가 되어버립니다.
그러던 어느 목요일 밤, 11시 30분에 찍힌 딸의 부재중 전화 3통을 끝으로 딸은 사라져버리고, 아빠는 딸이 실종되었음에 절망합니다. 본격적인 경찰 조사가 시작되었지만 이렇다 할 단서들이 나오지 않고, 이대로 딸까지 잃을 수 없던 아빠 데이비드는 어떻게든 그녀의 흔적을 찾아보려 딸 마고의 노트북을 확인합니다.
죽은 아내의 계정까지 이용해 딸의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등의 SNS 접속에 성공한 데이비드, 그런데 온라인 공간에서 발견된 마고의 모습은 아빠가 알고있는 모습과 달라 모르는 사람처럼 매우 낯설기만 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찾을 수 없던 사건의 실마리 역시 이곳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건이 일어난 날 마고의 행선지에 대한 단서가 발견됩니다.
독특한 시점의 영화
아니쉬 샤간티가 감독하고 2018년 개봉한 "서치(Searching)"는 디지털 시대에 맞게 미스터리 장르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본 스릴러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윈도우 XP 화면으로 시작하여, 모든 화면이 스마트폰, CCTV 등 디지털 기기를 통해 보여지는 참신한 스토리텔링 기법이 돋보입니다. 이렇게 독특한 시선은 영화의 설득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 생활에 널리 퍼져 있는 디지털 기술과 SNS의 현위치를 반영합니다.
존 조는 실종된 딸 마고를 찾기 위해 필사적인 아버지 데이비드 김 역을 맡아 강렬한 연기를 보여줍니다. 디지털 발자국을 쫒아 SNS를 탐색하는 데이비드를 보며 딸을 향한 아버지의 마음이 아프도록 공감이 됩니다. 빅 형사 역의 데브라 메싱을 포함한 모든 출연진은 각자의 역할에 충실한 연기로 영화의 완성도를 더해줍니다.
영화 "서치"는 페이스타임, 유튜브 화면, TV뉴스 등을 통해 지켜보는 듯한 화면이 단순한 설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중요하고 섬세하게 스토리텔링 장치가 되게끔 영리하게 활용합니다. 관객들조차 그 상황에 적극적으로 개입된 것처럼 느끼게 합니다. 모든 장면은 속도감있는 전개로 편집되어 긴장과 몰입을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서치"는 새로운 기술적 시도 뿐 아니라 가족의 관계, 사람과의 신뢰, 온라인 상에서의 사람들의 이중성 등 삶에 대한 주제도 심도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디지털 페르소나가 만연한 시대를 사는 관객들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다시금 돌아보게 합니다.
현대의 디지털 기술과 전통적인 스릴러 요소를 배합하여 탄생한 영화 "서치", 디지털 사회가 주는 문제에 대한 고민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굉장히 흥미로울 작품입니다.
곳곳에 숨어있는 '한국 정서'
"서치"는 사건의 중심인 한국계 미국인 가족을 전부 한국계 배우가 맡았다보니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영화 곳곳에 배치하여 캐릭터의 이해를 높이고 이야기를 디테일하게 만들어줍니다. 그 중 몇가지 장면을 찾아보겠습니다.
가족 사진 및 비디오가 나오는 오프닝:
영화는 데이비드 가족의 일상을 기록하는 영상과 사진을 보여주며 시작합니다. 여기에는 돌잔치 같은 한국의 전통문화도 보여주며 한국계 미국인의 정체성을 표현합니다.
냉장고 안 김치:
데이비드가 냉장고를 들여다보는 장면에서는 김치 한 통이 눈에 띄게 보입니다. 김치는 한국의 대표음식이기 때문에 이 섬세한 설정은 미국인이지만 그 뿌리가 한국에서 왔음을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내 주고 있습니다.
한국어 사용:
데이비드와 마고가 한국어를 쓰는 순간이 가끔 있고 부모님을 "엄마", "아빠"로 부르기도 합니다. 이메일 목록을 찾는 장면에서는 한국어로 된 메일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영화 전반에 걸쳐 마고가 한국 문화 활동에 참여하거나 한인 모임에 참여하는 등의 징후가 포착됩니다. 이런 활동에 대한 언급은 비록 비중이 작긴 하지만 뿌리를 잊지않은 마고의 정체성에 당위성을 부여합니다.